이세철 기자 =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과 달리, 세계 경제는 저성장과 높은 부채 문제 등으로 어두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일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들도 경제 문제로 허덕이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공약대로 보편 관세를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 경우 세계 경제의 부담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 IMF,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3.2% 성장 전망…저성장 고착화 우려
IMF는 최근 한국 정부와의 연례 협의를 거쳐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수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낮췄다.
IMF는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리스크가 더 큰 편"이라면서 "국내외 환경 변화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MF는 앞서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202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3.2%, 3.2%, 3.1%를 제시한 바 있다. 2006∼2015년 평균 성장률 3.6%였던 점을 감안하면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IMF는 전 세계 공공 부채가 연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조달러(13경9천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에 해당한다.
◇ 중국·독일 경제도 빨간불…일본은 1% 안팎 성장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국가 주석이 공개적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 달성에 대해 강조한 데 이어 당국이 9월부터 연이어 부양책을 내놨지만 경제에 대한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내수와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정부 부채와 청년 실업에 더해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등도 중국 경제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IMF는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4.8%에 그치고 내년(4.5%)과 2029년(3.3%)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 경제는 3분기 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는 등 '유럽의 환자'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2%로 낮췄다. 지난해(-0.1%)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IMF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경제성장률도 올해 0.8%에 이어 내년에도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29년 전망치 역시 1.2%에 머문다.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된 상태로, IMF는 일본 경제 성장률이 올해 0.3%에서 내년 1.1%로 상승했다가 2029년(0.5%)까지 1%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마스 헬빙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은 "무역 갈등의 증폭은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라면서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통합돼 있으며 미중 양국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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