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3일 기준금리 동결할 듯

아이어뉴스 승인 2024.05.02 08:2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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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 시간) 추가 금리 인상에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인하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여 한국은행 역시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 물가뿐 아니라 환율 불안까지 겹친 만큼, 이미 역대 최대(2%p)인 두 나라 금리 격차를 더 벌리면서까지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먼저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처지다.

◇ 연준 "물가 2% 향한 추가적 진전 부족"…금리인상 가능성은 일축

연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여전히 한국(3.50%)보다는 2.00%p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 진전이 부족하다"라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 "현 통화정책 수준은 긴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일축했고, 연준은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유동성 흡수를 위한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 한은도 동결 유력…유가·농산물가격 불안에 1,400원 넘보는 환율까지

물가의 목표 수준(2%)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2.9%로 석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우리(한은)가 예상한 하반기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인데, 유가 등이 안정돼 경로가 유지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헤드라인) 상승률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들썩이면서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물가뿐 아니라 불안한 환율 흐름도 한은이 금리를 섣불리 낮출 수 없는 이유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뛰었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70∼1,380원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리가 제1 목표인 한은 입장에서 환율 불안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사항이다.

따라서 한은 금통위가 오는 23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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