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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지속과 중국발(發) 공급 과잉 등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축소와 제품 가격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공장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 확대 등으로 업황 악화가 지속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9조9천491억원이었다. 영업손실은 3천332억원으로 전년 동기(-4천억원)보다 적자 폭은 줄었다.

LG화학은 이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등 전 부문을 합산한 연간 영업이익이 2조5천29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석유화학 부문은 1천4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총 3천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지만, 1조원대 실적을 올린 전년과 비교하면 68.7% 감소했다.

아직 자세한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화솔루션의 경우 신재생에너지까지 포함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4% 줄어든 6천45억원이었고, 케미칼 부문은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내내 저조했다.

올해에도 석유화학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년 말 발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은 중국 중심의 과잉 공급 지속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영향으로 '흐림'으로 예보됐다.

중국이 최근 4∼5년간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자급률을 높이고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글로벌 에틸렌 생산설비 규모는 2013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틸렌은 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하는 원료여서 '유화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115% 수준으로, 202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설비 증설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으나, 업황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많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매년 수출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의 작년 수출 실적도 15.9% 줄었다.